‘남북관계 기본계획’ 평화·협력은 빼고 북한 인권법은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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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평화지대·평화수역 설정 등 노무현 정부 정책 대거 삭제

 

북한인권법 등 북 반발할 내용과 모호한 박대통령 공약 대신 포함

 

야당 절차문제 이유 확정 보류

 

향후 5년 동안 추진될 대북 정책의 방향을 담은 정부의 기본계획이 공개됐다. 이전 기본계획에 견주어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등 남북 협력적인 정책은 무더기로 빠지고, 북한인권법 제정 지원 등 북한이 반발할 내용이 새로 들어갔다. 야당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 계획의 최종 확정을 보류시켰다.


7일 발표된 ‘제2차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2013~2017년)은 박근혜 정부의 향후 5년간 대북 정책을 담고 있다. ‘남북관계 발전’과 ‘실질적 통일준비’라는 두 개의 큰 목표 아래 모두 10개의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기본계획은 헌법과 남북관계발전법을 바탕으로 5년마다 수립되며, 참여정부 때인 2007년 말 처음으로 제1차 기본계획(2008~2012년)을 수립한 바 있다.

 

내용을 보면, 1차 기본계획에 포함했던 남북 협력적이고 평화 지향적인 정책은 대거 삭제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스스로 일으킨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과 관련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개발 
△평화수역 설정은 모두 빠졌다. 
△서울-평양 경제협력 상주 대표부 설치
△북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단계적 투자와 지원 확대 등 남북 협력적인 정책도 들어냈다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9·19공동성명 및 2·13 합의 성실 이행 등 남북간·국제적 합의들도 모두 없앴다.

 

특히 남북의 교류협력 정책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내용에서 ‘여건 조성시’라거나, ‘남북관계 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등의 전제 조건을 달아 정부의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대신 이 자리를 채운 것은 북한에 적대적이거나 박 대통령이 공약한 정책들이다.
 
먼저 북한이 극렬하게 반대하는 ‘북한 인권법’ 제정 지원이 포함됐다.


유엔 등 국제기구가 하도록 놔둬도 되는 일인데, 북한의 격심한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포함시켰다.

 

역시 북한이 달가워하지 않을 북한이탈주민 맞춤형 정착 지원도 새로 들어갔다. 남북 관계 악화로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남북환경공동체 건설을 위한 ‘그린 데탕트’ 추진도 들어갔다. 여전히 개념이 모호한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이해와 지지 확보도 포함됐다.

10명의 민간인 검토위원 중 한 명으로 참여했던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이번 기본계획에는 전체 국민의 의견보다는 정부·여당의 의견이 주로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로 예정됐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대한 ‘기본계획 보고’는 야당의 거부로 무산됐다. 민주당 등은 “기본계획은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가 아닌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할 사항이다. 또 국무회의 의결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